가해자가 사과했다고 해서 무조건 유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성범죄 사건에서는 사과의 내용과 맥락에 따라 수사와 재판에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래에 그 내용을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단순한 사과만으로 범죄 성립이 자동으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형사 절차에서 유죄 판단의 핵심은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었는지, 그리고 이를 입증할 증거가 있는지입니다. 감정적인 사과, 관계 회복을 위한 사과, 오해에 대한 유감 표명 등은 그 자체로 범죄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미안하다는 말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유죄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다음으로, 사과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표현으로 이루어졌는지입니다. 수사 과정 중 또는 사건 직후에 내가 잘못했다, 처벌을 달게 받겠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행위를 인정하는 사과가 남아 있다면, 이는 자백 또는 불리한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특히 문자, 메신저, 녹음 등 기록으로 남은 사과는 맥락이 잘리게 해석될 위험이 있어, 피해자에게는 증거가 될 수 있고 가해자에게는 불리한 자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피해자 입장에서 사과를 받았다고 해서 사건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사과가 있었다는 사실이 곧 처벌의 강도나 결과를 결정하지도 않고, 합의 여부나 처벌불원 의사와도 자동으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과의 진정성보다, 피해 사실이 어떻게 입증되고 절차적으로 어떻게 정리되느냐입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사과는 감정의 문제일 수는 있어도, 유죄 여부를 단정하는 기준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구분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